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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호령한 ‘아프로 헤어’ 펠라이니, 축구화 벗는다…“맨유·산둥에서의 활약 자랑스러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만 260경기를 뛴 마루앙 펠라이니(37)가 축구화를 벗는다. 커리어 막바지 중국으로 향한 그는 산둥 타이산의 중국축구협회(FA)컵 3연패를 이끌고 화려한 이력에 마침표를 찍었다.펠라이니는 지난 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신의 은퇴 소식을 전했다. 그는 ”18년의 커리어를 마치고, 프로 축구에서 은퇴한다는 사실을 알린다“면서 ”놀라운 여정이었다. 최고 수준에서 활약할 수 있어 감사했다. 스탕다르 리에주(벨기에) 에버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산둥의 대표 선수로 활약한 것이 자랑스럽다. 2008년 올림픽, 2014·2018 월드컵에서 벨기에 대표팀으로 뛸 수 있어 영광이었다“라고 인사를 남겼다.끝으로 펠라이니는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면서 도전이 기대된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계속 응원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펠라이니는 2010년대 EPL에서 독특한 헤어스타일로 이목을 끈 장신 선수다. 신장 1m94㎝의 그는 아프로 머리를 하고 중앙 미드필더는 물론, 공격수로도 활약하며 공중전에서 강점을 보였다. 특히 전성기였던 시기, EPL에서만 공식전 260경기 37골 25도움을 올리며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특히 맨유에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잉글랜드 커뮤니티실드·잉글랜드풋볼리그(EFL) 컵·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함께하며 조세 모리뉴 전 감독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지난 2016~17시즌 맨유의 UEL 우승 당시 팀의 선제 결승 골을 도운 것이 그다. 30대 초반이었던 2018~19시즌 중에는 중국으로 향해 의문부호를 낳기도 했다. 금방 유럽으로 복귀할 것이란 시선과 달리, 그는 산둥에서 5시즌 동안 공식전 141경기 50골 13도움으로 맹활약했다.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린 것이 바로 산둥 시절이다.산둥은 펠라이니 합류 후 2021년 중국 슈퍼리그 우승·2020~23 FA컵 3연패 등 위엄을 이뤘다. 지난해 10월에는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3차전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쐐기 골을 넣기도 했다. 펠라이니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됐는데, 새 팀을 찾지 않고 선수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었다.김우중 기자 2024.02.0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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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 스탠다드차타드, 쉐보레의 공통점은?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AIA 보험,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쉐보레 자동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프리미어리그(EPL) 축구팬이라면 아마도 “EPL 클럽의 셔츠 스폰서”라고 답할 것 같다. 맞는 말이다. AIA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토트넘 홋스퍼의 셔츠 스폰서다. 쉐보레는 2014년부터 7년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셔츠 스폰서였다. 1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의 본사는 영국의 수도 런던에 있다. 하지만 영국 내 어느 도시에도 이 은행의 지점은 없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영국에서 ‘소매은행업무(retail banking, 개인, 소기업 대상)’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탠다드차타드의 주 고객은 유럽이나 미국이 아니다. 수익의 90%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나온다.AIA는 미국의 최대 보험사였던 AIG로부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분리되어 생긴 회사다. 홍콩에 본사가 있는 AIA의 타깃 마켓은 동남북 아시아, 인도와 호주다. 제너럴 모터스(GM) 소유의 미국 자동차 브랜드 쉐보레도 영국이나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맨유의 셔츠 스폰서가 된 것은 아니다. 쉐보레는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클럽인 맨유와의 스폰서십 계약을 통해 중국과 아시아 시장을 노렸다.사실 필자가 질문을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것이다. 현재 EPL 클럽을 후원하는 대부분의 셔츠 스폰서들은 영국 시장이나 소비자에 관심이 없다. 이들의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축구리그인 EPL을 통해 광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특히 아시아 시장이 타깃 마켓이다. EPL은 1992~93시즌 22개의 팀으로 출범했다. 국제적인 리그와는 거리가 멀었던 EPL 원년에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는 13명에 불과했다. 이 중 단 2명만이 비유럽권 선수였다. 입스위치 타운의 캐나다 골키퍼 크레이그 포레스트와 리버풀의 이스라엘 공격수 로니 로젠탈이 바로 그들이다.이후 ‘보스만 판결(Bosman Ruling, 계약이 만료된 선수는 자유롭게 팀을 옮길 수 있는 권리)’등의 영향을 받아 EPL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는 꾸준히 늘어났다. 1999년 잉글랜드 클럽 최초로 첼시는 필드에서 뛰는 11명의 선수를 모두 외국인 선수로 채웠다. 2017년 UEFA(유럽축구연맹)의 보고서에 따르면 EPL은 유럽에서 외국인 선수 비율(69.2%)이 가장 높은 리그다. 이들은 무려 65개국의 다양한 국적을 가지고 있다.EPL 출범 당시 영국(UK) 출신이 아닌 외국인 감독은 아일랜드 국적의 조 키니언이 유일했다. 하지만 2018~19시즌 EPL의 20팀 중 14팀의 감독이 외국인이다. 21세기에 처음 등장한 외국인 구단주도 꾸준히 증가했다. 2023~24시즌 현재 15개 클럽이 외국인 대주주를 보유하고 있다.출범 당시만 해도 거의 없던 외국인 선수, 감독, 구단주의 폭발적인 증가는 EPL의 세계화를 보여준다. 그에 반해 스폰서십 분야는 달랐다. EPL 원년 외국 기업과 셔츠 스폰서십 계약을 맺은 클럽의 숫자는 이미 11개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11개 외국 스폰서의 목표 시장은 영국과 근처 유럽 국가였다. 21세기 들어 이러한 기조가 바뀐다. 물꼬를 튼 이는 2002년 에버튼과 2년의 셔츠 스폰서십을 맺은 중국의 핸드폰 제조업체 크젠(Kejian)이었다. 이 계약이 특히 눈길을 끈 이유가 있다. 크젠은 매출의 100%를 중국 시장에 의존하는 내수기업이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에는 진출조차 안 한 크젠이 에버튼의 셔츠 스폰서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은 오랜 기간 그들만의 세계에 갇힌 나라였으나, 2000년대 들어 여행, 유학 등의 목적으로 중국인들은 국제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대다수의 소비자는 당시 세계 핸드폰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노키아 제품을 선호했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에게 글로벌 브랜드와는 거리가 먼 크젠의 핸드폰은 인기가 없었다. 따라서 이미지 개선이 필요했던 크젠은 EPL의 유서 깊은 클럽인 에버튼과 손잡은 것이다. 크젠 셔츠를 입은 에버튼의 경기가 국영 스포츠채널인 CCTV5에서 중계되자, 중국인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시 맨체스터 시티에는 동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에서 골을 기록한 쑨지하이가 있었다. 2003년 새해 첫날 열린 에버튼과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는 중국 내에서 3억 6000만 명이 시청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EPL에서 사상 최초의 ‘차이니스 더비’가 성사됐기 때문이다.크젠과의 계약 전 중국에서 에버튼의 인지도는 미미했다. 하지만 중국어로 쓰인 크젠 셔츠를 입은 리티에가 좋은 활약을 보이자, 중국에서 클럽의 인기는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에버튼은 리버풀과 맨유를 제치고 중국 내 최고 인기팀이 되었다. 또한 중국 기업인들은 에버튼의 홈구장인 구디슨 파크의 호스피탈리티 티켓을 앞다투어 사들였다.크젠도 스폰서십의 효과를 누렸다. 2002년 크젠은 중국 시장에서 전년도에 비해 두 배가 넘는 217만 대의 핸드폰을 판매한 것이다. 2003년에는 현지 에버튼 팬들을 상대로 핸드폰을 팔고자 영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전성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크젠은 상승한 이미지와 인지도를 뒷받침할 기술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곧 크젠 핸드폰의 성능에 실망했고, 기술 혁신 없이 마케팅으로 잠깐 빛을 본 이 회사는 시장에서 사라졌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1.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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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홀란 ‘공포의 투톱’…손흥민 전방 배치 EPL 베스트11 공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 공격수로 꼽히는 손흥민(토트넘)과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한 팀을 이루는 베스트11이 공개됐다. 한 축구 통계 매체가 반환점을 앞둔 EPL의 시즌 베스트11을 공개한 것인데, 손흥민이 이 명단에 포함된 것이다. 바로 전날 김민재(바이에른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 이어 손흥민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올 시즌 유럽파들의 활약이 리그에서 손꼽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23일 오전(한국시간)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베스트 11을 공개했다. 매체는 최근 반환점을 앞둔 유럽 주요 리그의 베스트 11을 공개했는데, 이번에는 EPL 차례였다. 매체는 각종 기록을 토대로 선수들에게 평점을 부여하는데, 지금까지 수위급 활약을 펼친 선수들로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매체가 공개한 EPL 베스트 11의 전형은 4-4-2다. 이 중 전방을 책임진 건 홀란과 손흥민이다. 두 선수는 각각 7.53점과 7.38점을 기록했다. 홀란은 EPL 15경기 14골 4도움, 손흥민은 17경기 10골 4도움이다. EPL 득점 1위와 3위 선수가 나란히 전방에 배치됐다.미드필더진은 부카요 사카(아스널) 제임스 매디슨(토트넘) 로드리·제레미 도쿠(이상 맨시티)로 구성됐다. 사카와 도쿠는 이 명단에서 가장 높은 평점인 7.61을 기록하며 윙에 배치됐다. 사카는 리그 16경기 5골 6도움으로 팀의 1위 질주를 이끌고 있다. 팀의 리그 6연승 기간, 그는 1골 3도움으로 맹활약했다. 빼어난 드리블 실력을 뽐낸 도쿠는 다리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11경기 2골 5도움을 올렸다. 그는 이미 드리블 성공 44회를 기록했는데, 성공률은 무려 66.7%에 달한다.백4에는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리버풀) 크리스티안 로메로(토트넘)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 비탈리 미콜렌(에버튼), 골키퍼로는 안드레 오나나(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꼽혔다. 토트넘의 ‘주장단’ 매디슨, 로메로가 모두 포함된 것이 눈길을 끈다. 손흥민을 포함한 세 선수는 2023~24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신임감독 체제 주장단으로 구성됐다. 모두 높은 평점을 받으며 나란히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팀 내 입지가 크다는 의미다. 다만 매디슨은 발목 부상 이후 정확한 복귀 일자가 나오지 않았다. 로메로는 최근 거친 플레이 탓에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손흥민이 매체 선정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면서, 한국 선수들의 맹활약이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바로 전날 매체는 분데스리가·리그1 베스트11을 공개했는데, 김민재·이강인이 각각 명단에 포함됐다. 김민재는 수비진 중 가장 높은 평점인 7.14를 기록해 당당히 분데스리가 베스트11의 중앙 수비수를 차지했다. 이강인은 7.17점을 기록해 팀 동료인 킬리안 음바페·우스만 뎀벨레·비티냐·아치라프 하키미와 함께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김우중 기자 2023.12.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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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트트릭→200호골→9월 6골 폭발, 손흥민의 베스트11 선정은 당연했다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월 베스트11’에 뽑혔다.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2일(한국시간) EPL 9월 이달의 팀(베스트11)을 발표, 공격수 부문에 손흥민과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의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후스코어드닷컴이 발표한 9월 평점에서 7.69를 기록, 11명 중 6위에 해당하는 평점을 받았다. 9월 4경기에서 6골을 터트린 손흥민의 베스트11 진입은 예견된 바였다. 6골의 값어치도 굵직했다. 3일 열린 4라운드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은 24일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2골을 작렬, 30년 만에 아스널 원정에서 멀티골을 넣은 토트넘 선수가 됐다. 손흥민은 이어진 30일(현지시간) 리버풀전에서 두 경기 연속 골과 함께 유럽 무대 통산 200골 고지를 밟으며 날개를 활짝 폈다. 손흥민의 활약과 함께 토트넘도 4경기 3승 1무를 기록하며 날아올랐다. 손흥민은 9월 6골로 EPL 득점 랭킹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1위는 총 8골을 넣은 홀란으로, 손흥민과 2골 차밖에 나지 않는다. 홀란은 9월 5골을 작렬하며 득점왕 2연패를 향해 순항 중이다. 한편, 이날 후스코어드닷컴이 발표한 베스트11에는 앤서니 고든(뉴캐슬), 브루노 기마랑이스(뉴캐슬), 부카요 사카(아스날), 앤디 로버트슨(리버풀), 요아킴 안데르센(크리스탈 팰리스), 제임스 타코우스키(에버튼), 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 로베르트 산체스(첼시)가 이름을 올렸다.윤승재 기자 2023.10.0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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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리버풀 FC vs. 에버튼’, 비틀즈의 선택은?

리버풀은 잉글랜드의 북서부 머지사이드(Merseyside) 주에 위치한 도시다. 19세기의 리버풀 항구는 세계 물동량의 절반을 담당했고, 한때 리버풀은 런던보다 부유했다. 하지만 20세기 중반 이후 석탄에서 석유로 산업 구조가 변하면서 도시는 빠르게 몰락했다. 21세기의 리버풀은 도시 재생 사업 등을 통해 암흑기에서 벗어났다. 경제적으로도 르네상스를 맞이한다. 게다가 유럽연합이 리버풀을 2008년 ‘유럽 문화의 수도’로 선정할 만큼, 이 항구 도시는 풍부한 문화유산을 자랑한다.리버풀은 음악과 축구의 진정한 중심지라고 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도시 중 하나다. 이와 연관된 세계적인 브랜드 2개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하나는 리버풀FC이고, 다른 하나는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었던 밴드 비틀즈다. 따라서 이 두 브랜드가 연결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고, 지난 수십 년 동안 대중은 비틀즈가 얼마나 축구를 사랑했는지에 관심이 많았다. 이를 반영하듯 구글에서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비틀즈가 리버풀FC를 지지했는지 여부다. 비틀즈 4명의 멤버는 모두 리버풀 출신이다. 축구의 도시 리버풀은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 리버풀FC와 에버튼의 연고지다. 이 도시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주로 하는 질문이 있다. “Are you a red or a blue?(당신은 레드입니까, 블루입니까?)” 즉 리버풀FC(레드)와 에버튼(블루) 중 누구를 응원하느냐고 묻는 것이다. 비틀즈는 과연 레드와 블루 중 누구를 사랑했을까?우선 비틀즈가 레드를 응원했다는 주장을 살펴보자. 1965년 빌 샹클리 감독의 리버풀은 FA컵 결승전에 올랐다. 이에 비틀즈는 멤버 전원의 이름으로 샹클리에게 전보를 보내 행운을 빌었다. 이 전보는 지금도 리버풀에 위치한 샹클리 호텔에 전시되어 있다. 1967년 비틀즈는 8집 앨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을 발표했다. 이 앨범 커버 삽화에 들어간 유명인 중 축구 선수는 리버풀FC의 공격수 앨버트 스터빈스(Albert Stubbins)가 유일했다. 커버에 삽입될 유명인 리스트를 결정할 때 링고 스타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 3명의 의견이 반영됐고, 존 레논이 스터빈스를 건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비틀즈 역사학자 레이 오브라이언에 의하면 스터빈스가 포함된 이유는 존보다는 리버풀 팬이었던 그의 아버지 알프레드 레논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레논은 앨범 커버에 ‘예수 그리스도’와 ‘아돌프 히틀러’의 사진도 포함할 것을 건의했다고 한다. 음반회사 EMI는 이 제안을 거절했는데, 예수의 경우 레논이 과거에 한 인터뷰가 큰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1966년 레논은 런던신문 이브닝 스탠다드와의 인터뷰에서 “대중이 예수보다 비틀즈에 더 빠져 있고, 기독교 신앙은 쇠퇴하고 있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이 발언은 영국에서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기독교계가 크게 반발했다. 일부 라디오 방송국은 비틀즈의 음악을 틀지 않았고, 기자회견은 취소되었으며, 시위도 벌어져 밴드의 앨범을 태웠다. 이에 레논은 “자신과 밴드를 그리스도와 비교하지 않았다”고 변명하며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레논의 경솔한 발언은 결국 그의 목숨까지 앗아갔다. 1980년 12월 비틀즈의 팬이었던 마크 채프먼이 레논을 향해 권총 4발을 쏜 것이다. 채프먼의 살인 동기 중 하나가 ‘레논의 신성모독’이었다.한편 비틀즈는 1970년 그들의 12번째 이자 마지막 앨범인 ‘Let It Be’를 발표했다. 이 앨범의 ‘Dig It’이란 노래에는 “Matt Busby, dig it”이란 가사가 있다. ‘Matt Busby(맷 버즈비)’는 리버풀FC의 선수였기에, 비틀즈가 레드를 응원했다는 가설도 있다. 하지만 버즈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를 만든 감독으로 더 유명하다. 이렇게 추측만 있을 뿐 비틀즈가 레드를 응원했다는 구체적 물증은 없다. 게다가 비틀즈가 레드 혹은 블루를 지지한다고 밝히면, 라이벌 클럽 팬들로부터 배척당할 수 있는 위험성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면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대중의 기대와 달리, 정답은 ‘비틀즈의 멤버 4명은 축구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이다. 특히 존 레논과 조지 해리슨이 여기에 속한다. 해리슨은 어느 팀을 지지하는지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There are three teams in Liverpool and I prefer the other one(리버풀에는 세 팀이 있고 나머지 한 팀이 더 좋습니다)”라는 애매한 대답으로 특정 팀과 연계되는 것을 피했다.흥미롭게도 링고 스타는 아스날 팬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 링고는 런던 출신의 아스날 팬이었던 양아버지와 함께 리버풀에 원정 온 ‘거너스(The Gunners, 아스날의 애칭)’ 경기를 보러 다닌 것이 계기가 됐다. 그러나 링고도 열정적인 팬과는 거리가 멀었다. 폴 메카트니는 공개적으로 축구와 연관된 행보를 보인 유일한 비틀즈 멤버다. 가족의 영향으로 블루가 됐다는 폴은 어렸을 때 축구를 즐겼으나, 소질은 없었다. 음악에 더 관심이 많았던 폴은 TV로 축구를 보는 것은 즐기나, 열렬한 팬은 아니라고 밝혔다. 게다가 폴은 웸블리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리버풀 FC에서 선수와 감독을 지낸 케니 달글리시를 만난 이후, 레드도 응원하게 됐다고 한다. 폴은 기본적으로 블루와 레드 둘 다 응원하지만, 두 팀이 만나며 에버튼을 지지한다고 밝혔다.비틀즈의 멤버 중 리버풀FC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이가 없다는 사실에 놀란 독자도 있을 것이다. 밴드는 분명 축구에 열광하는 도시에서 탄생했다. 하지만 비틀즈는 특정 클럽이 아닌 리버풀 도시 자체를 상징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3.09.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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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 영입 레이스’ 마지막 기싸움?…뮌헨 최후통첩에 휴가로 답한 레비 회장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의 이적설에 마침내 마침표가 찍히게 될까.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토트넘에 최후통첩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토트넘이 두 달 가까이 고수하고 있는 1억 1500만 유로(약 1655억원)에는 미치지 못한 모양새다.독일 스포르트빌트는 지난 5일(한국시간) “뮌헨은 케인 영입을 위해 토트넘에 마지막 협상 기한을 제시했다”면서도 “하지만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의도적으로 제안을 피한 뒤 가족과 함께 미국 마이애미로 2주간 휴가를 떠났다”고 전했다. 매체는 소식통의 보도를 인용, “앞서 월요일 얀 크리스티안 드레센 뮌헨 CEO와 마르코 네페 기술이사와 레비 회장은 런던에서 대화가 오갔다”면서 뮌헨이 토트넘에 건넨 제안을 설명했다.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이 받은 제안은 8500만 유로(약 1220억원)와 1000만 유로(약 143억원)의 보너스를 더한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제안 역시 거절당하자, 뮌헨이 상향 제시안을 준비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이는 9200만 유로(약 1324억원)에 보너스가 포함된 금액인데, 이 경우 총합 1억 유로(약 1440억원)를 넘을 전망이다. 매체는 이 제안이 뮌헨의 마지막 제안일 것이라 덧붙였다.하지만 이 역시도 토트넘이 꾸준히 고집해 온 1억 파운드, 즉 약 1억 1500만 유로에 미치지 못한다. 토트넘은 여름 이적시장 직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케인 영입에 관심을 보였을 때 요구 이적료로 1억 1500만 유로를 고집한 바 있다. 어느덧 EPL 개막이 일주일 안으로 가까웠으나, 이 요구액은 달라지지 않았다. 뮌헨은 각종 옵션과 다양한 조항으로 몇 차례 제시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으나, 모두 거절당한 모양새다. 이는 결국 토트넘이 요구한 금액을 모두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앞서 지난달 스카이스포츠 독일판은 뮌헨이 케인 영입을 위해 7000만 유로(약 1000억원)와 8000만 유로(약 1140억원)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여전히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지난주 드레센 CEO가 직접 레비 회장과 만나 면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협상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모양새다. 이번에는 레비 회장이 아예 협상판을 떠나 휴가를 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이 일었다. 물론 완전히 협상을 떠난 것이라 확언할 수 없으나, 여전히 뮌헨을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실제로 매체는 레비 회장이 휴가를 간 이유에 대해 “그는 뮌헨을 상대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길고 긴 케인 이적 사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케인은 토트넘과 2024년 6월 30일까지 계약돼 있다. 만약 구단이 케인과 재계약에 실패한다면, 케인은 이번 2023~24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FA) 신분이 돼 이적료 없이 팀을 떠날 수 있다. 토트넘은 팀과 잉글랜드의 주장인 그를 잡고자 하지만, 상황은 불리하다. 2015년 토트넘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은 케인은 매 시즌 리그에서 20골 이상 넣어 줄 공격수로 활약했다. 뛰어난 슈팅 능력은 물론, 패스 실력까지 갖춰 이 시대의 완성형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특히 EPL 통산 213골을 터뜨리며, 이 부문 2위에 올라있다. 현역 기준으로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를 크게 제친 1위다. 전체 1위인 앨런 시어러(260골)의 기록도 가시권이다. 지금까지의 활약을 미뤄보면 2시즌 내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다.여기에 케인에게는 최고의 단짝도 있다. 바로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 손흥민이다. 8년 가까이 호흡을 맞춘 두 선수는 EPL에서만 47골을 합작했다. 세르히오 아구에로-다비드 실바(29골·맨체스터 시티) 디디에 드로그바-프랭크 램파드(36골·첼시)도 손-케 듀오에 미치지 못한다. 공식전으로 범위를 넓히면 손흥민과 케인은 무려 60골을 합작했다. 손흥민이 26골 34어시스트, 케인이 34골 26어시스트로 빛난다. 하지만 토트넘은 EPL에서 가장 막강한 공격 듀오를 보유했음에도 캐비닛에는 파리만 날렸다. 지난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 올랐지만, 케인은 부상 여파로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토트넘은 리버풀에 0-2로 지며 허무하게 빅 이어(UCL 트로피의 애칭)를 내줬다.당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결별한 토트넘은 이후 조제 모리뉴,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같은 명장을 연이어 선임했다. 구단이 그토록 원한 트로피 획득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나마 모리뉴 감독 시절 잉글랜드 풋볼 리그컵(EFL컵) 결승에 올라 다시 한번 우승 기회가 생기는 듯했다. 하지만 모리뉴 감독은 구단과의 불화 끝에 결승전을 앞두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토트넘은 또 결승전에서 고개를 숙였다. 케인 역시 이번에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이후 케인은 2년 전 시즌을 앞두고 공개적으로 이적을 요청하며 논란이 일었다. 행선지로 맨체스터 시티가 꼽혀 팬들의 여론은 더욱 나빠졌다. 우승을 위해 리그 내 경쟁팀으로 이적하려는 케인을 좋게 볼 팬들은 없었다. 하지만 당시 계약 기간이 많이 남은 상태였고, 맨시티는 그만한 이적료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이적은 무산됐고, 우여곡절 끝에 케인은 잔류했다. 당시 케인은 프리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탓에 시즌 초 부진했으나, 결국 경기력 회복에 성공하며 뛰어난 스트라이커다운 활약을 펼쳤다. 2022~23시즌에도 토트넘이 부진할 때 유일하게 팀을 지탱한 것이 케인이었다. 케인은 2022~23시즌 공식전 49경기 32골 5도움으로 빛났다.하지만 토트넘의 결말은 배드 엔딩이었다. 시즌 중반까지 톱4를 유지하던 순위는 점차 내려갔고, 콘테 감독은 공개적으로 선수와 구단을 비난하며 논란을 일으킨 뒤 떠났다. 토트넘은 두 명의 감동 대행 체제를 거쳤으나 추락을 거듭했다. 결국 토트넘의 2022~23시즌 성적표는 EPL 8위. 이는 2023~24시즌 유럽 대항전 진출 무산을 의미했다.사령탑을 잃은 토트넘은 시즌이 끝나자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하며 새판짜기에 나섰다. 이어 이적시장이 열리자 제임스 매디슨·굴리엘모 비카리오를 영입하며 보강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는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이며 팬들의 기대감을 이끌었다.물론 이것만으로 케인의 잔류를 설득하기엔 어려워 보인다. 그가 공식적으로 팀을 떠나고 싶다고 요청한 적은 없으나, 재계약 소식은 여전히 요원하다. 오히려 자국 레전드들이 케인의 이적을 바라는 모양새다. 지난 5일 개리 리네커는 영국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케인이 토트넘을 떠날 것이라 생각하며, 그는 그래야 한다”며 “개인의 기록보다는 팀의 우승 트로피가 중요하다. 나는 토트넘이 다음 시즌 리그 4위권을 수성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나 역시 에버튼에서 바르셀로나(스페인)로 이적했던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시어러 역시 지난달 독일 스포르트와 인터뷰에서 “케인이 뮌헨에 간다면 리그 우승은 물론, UCL도 거머쥘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한편 케인의 반응은 여전히 없다. ‘단짝’ 손흥민 역시 지난달 아시아 투어 중 풋볼 런던과 인터뷰에서 “나는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최종 결정에 대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아마 케인도 모를 것이다. 그냥 기다려야 한다. 케인과 함께 뛰는 건 항상 재미있고 기쁘다. 케인의 훈련하는 모습을 보며 배울 점이 많다”며 말을 아꼈다. 김우중 기자 2023.08.0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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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0개' 손흥민에게 쏟아진 혹평…"팀에 기여한 장면 없었다"

손흥민(토트넘)이 에버튼전에서 아쉬운 침묵을 지켰다. 단 1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후반 37분 교체됐다. 현지 평점에서는 대부분 팀 내에서 가장 낮은 평점과 함께 혹평이 쏟아졌다.손흥민은 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튼과의 2022~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상대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EPL 통산 100호골에 단 1골 만을 남겨뒀지만 2경기째 침묵을 이어가며 대기록 도전을 다음으로 미뤘다.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대행 체제에서도 선발 기회를 받은 손흥민은 3-4-3 전형의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해리 케인, 데얀 쿨루셉스키와 함께 공격진에서 호흡을 맞췄다.다만 강등권 팀을 상대로도 토트넘은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지 못한 채 끌려다녔고, 손흥민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기 어려웠다.그나마 전반 42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역습 상황에서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아 수비 뒷공간을 침투했고,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손흥민의 오른발 슈팅은 그러나 조던 픽포드 골키퍼의 발에 걸려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오면서 그나마 유일했던 슈팅 기록도 없던 일이 됐다.후반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결국 스텔리니 대행은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37분 손흥민을 불러들였다. 슈팅을 기록하지 못한 만큼 손흥민은 평점에서도 최저점에 그쳤다. 폿몹 평점에서는 6.3점으로 선발진 가운데 가장 낮았고, 스파스코어 역시 6.5점으로 올리버 스킵과 함께 가장 낮은 평점에 그쳤다.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에서도 스킵에 이어 선발진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평점인 6.3점에 그쳤다.이브닝스탠다드도 팀 내 최저점인 평점 5점과 함께 "여전히 주저하는 모습이고, 공을 지키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꼬집었다. 풋볼런던은 "손흥민에게는 힘겨웠던 또 다른 경기였다. 그가 팀에 기여한 장면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라며 역시 최저점을 줬다.한편 이날 토트넘은 상대 퇴장 이후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고도, 손흥민 대신 교체 투입된 루카스 모우라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지켜내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막판 상대 중거리포에 실점을 허용하며 1-1 무승부에 그쳤다.김명석 기자 2023.04.04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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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공산주의 축구, 자본주의에게 꽃을 건네다

2차 세계대전 동안 미국, 영국 등은 소련과 연합군을 이뤄 나치 독일에 맞서 싸웠다. 비록 이들은 사유재산제에 바탕을 둔 자본주의와 공유재산제의 공산주의라는 대립되는 이념을 믿는 국가였지만, 공동의 적에 맞서 동맹을 맺은 것이다. 1944년 영국과 소련정부는 두 국가의 친선을 증진시킬 목적으로 축구 경기 개최를 처음 계획했다. 1945년 5월 8일 나치 독일은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했고, 유럽에서 전쟁은 끝났다. 마침내 그해 10월 영국과 소련은 축구 경기 개최에 합의했다. 하지만 냉전의 시작을 앞두고 당시 두 나라는 의혹과 적대감이 증폭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1945년 소비에트 챔피언이었던 FC 디나모 모스크바를 초청했다. 하지만 디나모는 스탈린의 비밀 경찰 조직이었던 NKVD의 지원을 받는 클럽이었고, 이들은 영국으로 떠나기 전 자본주의 클럽에 패배하면 안된다는 특명을 받았다. 더불어 디나모가 질 경우 시베리아로 6개월 간 선수들을 유배 보낸다는 영국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디나모의 영국 도착 날짜는 계속 연기되었고, 그 사이 디나모 소속이 아니지만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팀에 속속 합류했다. 실제로 이들은 디나모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소련 국가대표팀이었다. 소련 정부가 스포츠를 정치적, 외교적 목적으로 사용한 첫 사례가 바로 디나모의 영국 방문이었다. 11월 런던에 도착한 디나모 선수단은 파란색 코트를 입은 채, 손에는 어두운 천으로 감싼 특이한 가방을 들고 있었다. 이에 영국의 일부 음모론자들은 이들이 원자폭탄을 밀반입했다고 의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방에 든 것은 식료품이었다. 당시 영국의 식량 배급제를 인지하고 있던 선수단이 그들이 먹을 음식을 갖고 온 것이었다. 디나모의 지속적인 일정 변경으로 FA는 이들이 숙박할 호텔을 예약할 수 없었다. 이에 런던에 도착한 첫날 선수단은 왕립 기마 근위대의 막사를 배정받았다. 시트와 베개가 없는 맨 침대에 실망한 선수들은 그곳에 머무는 것을 거절하고 소련대사관으로 향했다. 이런 소식을 들은 런던의 많은 시민들은 대사관을 찾아가 선수단에 자신의 집을 숙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냉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당시만 하더라도 2차 세계대전때 나치 독일과 싸우느라 엄청난 인명 피해를 본 소련 국민들이 영국에서 인기 있었기 때문이다. 런던에 도착한 디나모 선수단은 14개의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그중에는 소련대사관에서만 식사할 것이라는 요청도 있었다. 독살당하는 것을 두려워했던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외에 소련 심판이 한 경기의 주심을 맡아야 한다는 것, 아스날과의 경기는 꼭 해야 한다는 것을 요구했다. 런던까지 와서 아스날과 경기하지 않는 것은 “피라미드를 보지 않고 카이로를 방문하는 것과 같다”는 논리였다. FA는 이들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으나, 토요일 오후 경기를 하는 것은 거절했다. 전통적으로 토요일은 잉글랜드에서 자국 리그 경기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결국 수익을 양국이 50대 50으로 나누기로 합의했고, 첫 경기의 상대는 첼시로 정해졌다. 전쟁기간 정기적인 축구 경기가 없었고, 전시 동맹국에서 온 수수께끼 같은 팀에 대한 호기심이 더해 영국인들은 디나모와의 경기에 큰 관심을 보이게 된다. 11월 13일 첼시의 홈구장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경기는 공식적으로 7만4496명의 관중이 몰린 가운데 게이트가 닫혔지만,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에 진입했다. 팬들은 관중석 지붕을 포함해 경기를 볼 수 있는 모든 공간에 몰려들었다. 실제 이날 경기를 관람한 관중은 무려 10만~12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킥 오프 전 디나모 선수단은 친선의 표시로 첼시 선수들에게 꽃다발을 선물한다. 소련 리그에서는 일반적인 예의였지만, 이를 처음 접한 첼시 선수들과 관중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오늘이 첼시의 장례식이라는 건가?”라고 소리친 관중도 있었다. 디나모는 능수능란한 패스를 앞세워 경기 초반을 지배했다. 하지만 첼시는 이 경기에 대비해 불과 일주일 전에 에버튼에서 영입한 잉글랜드의 대표 공격수 토미 로튼이 있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첼시는 전반을 2-0으로 리드했다. 후반 70분까지 첼시는 리드했으나 연달아 2골을 허용해 동점이 됐다. 그 후 첼시는 로튼의 강력한 헤더로 다시 앞서 나가나, 몇 분 후 보브로프에게 실점해 결국 경기는 3-3으로 끝났다. 사실 보브로프의 동점골은 오프 사이드에 가까웠다. 이에 항의하던 로튼에게 주심은 “외교적인 이유”로 결정했다고 말한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디나모가 이날 보여준 멋진 패스와 빠른 움직임에 잉글랜드 팬들은 깊은 인상을 받았다. 경기가 끝나자 피치에 몰려든 관중들은 몇몇 디나모 선수들을 들어올려 무등을 태운 장면까지 연출했다. 이들의 경기력에 영국 언론의 찬사가 쏟아진 가운데, 디나모의 영국 투어는 계속됐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3.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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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12골…뉴캐슬 포함 EPL 주요 클럽이 '군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공격수 보강을 노린다.영국 축구 전문 매체 90min은 25일(한국시간) 뉴캐슬이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스트라이커 마르쿠스 튀랑(26)을 두고 인터밀란(이탈리아)과 경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1997년생인 튀랑은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24경기 출전, 12득점 3도움을 기록 중이다. 니클라스 퓔크루그(베르더 브레멘)에 3골 뒤진 리그 득점 공동 2위.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젊은 공격수로 가치가 높다. 연령별 프랑스 대표를 모두 거쳤고 성인 대표로는 9경기 출전한 이력이 있다.90min은 '독일에서 계약 기간이 몇 달 남지 않은 만큼 올여름 가장 가치 있는 자유계약선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여름 매각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알랑 생막시맹의 대체 선수로 (튀랑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뉴캐슬은 미드필더 보강의 목적으로 튀랑의 동생인 니스 미드필더 케프렌에게도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실제 영입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인터밀란은 물론이고 첼시 또한 튀랑을 영입 후보로 분류하고 있다. 90min은 '애스턴 빌라·에버튼·레스터 시티·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등이 튀람을 영입 후보 목록에 두고 있다. (묀헨글라트바흐가) 올여름 많은 제안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3.2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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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방출설까지, 토트넘 '최악의 영입' 사례 또 남길까

토트넘 공격수 히샬리송(26)이 1년 만에 팀을 떠날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여름 거액의 이적료를 통해 토트넘에 합류하며 많은 기대를 받고도 정작 제대로 출전 기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히샬리송의 영입을 원하는 구단들도 있어 조금의 이적료 손실만 감수하면 방출이 이뤄질 수도 있다.스페인 토도피차헤스는 15일(한국시간) "최근 몇 시즌 동안 에버튼의 핵심 선수였던 히샬리송은 ‘스타급 대우’를 받으며 토트넘으로 이적했지만, 에버튼에서의 활약은 토트넘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며 "컨디션 난조로 인해 시즌이 끝난 뒤 떠날 수 있는 옵션도 열려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히샬리송은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무려 5800만 유로(약 813억원)를 들여 토트넘이 영입한 공격수다. 구단 역대 이적료 지출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에버튼에서 워낙 좋은 활약을 펼친 만큼 손흥민과 해리 케인, 데얀 쿨루셉스키로 이어지는 토트넘 공격진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그러나 히샬리송은 제대로 주전 경쟁조차 펼치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만 세 차례나 부상으로 자주 전열에서 이탈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여전히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있다. 5800만 유로를 들여 영입한 공격수가 리그 18경기(선발 8경기)에 출전해 무득점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급기야 히샬리송은 자신의 부진을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탓으로 돌렸다. 출전 시간을 제대로 보장해주지 않으니 경기력도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시즌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나는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 그러나 경기에 출전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더라도 콘테 감독은 다음 경기에 나를 다시 벤치에 뒀다”고 직격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1년 만에 방출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앞서 레알 마드리드가 히샬리송 영입에 관심을 드러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번엔 유벤투스도 히샬리송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구단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이적료를 들여 영입한 선수를 불과 한 시즌 만에 방출할 수도 있는 셈이다. 사실상 ‘실패한 영입’이다. 매체는 “최근 히샬리송의 영입을 원하는 구단들 중 하나는 바로 유벤투스”라며 “토트넘은 히샬리송 영입에 5800만 유로를 지불했지만, 이번 시즌 경기력이 떨어졌음을 감안하면 4500만~5000만 유로(약 631억~701억원) 정도의 이적료를 통해 이탈리아로 이적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김명석 기자 2023.03.1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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